이용표목사

이용표 목사

[ 시편 37편 4절 ]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시 37:4

올 해가 시작한 지 3주가 지났습니다. 올 한 해를 시작하면서 각자 마음에 품은 소원이 있을 것입니다. 어떤 소원인가요? 그것이 무엇이든 그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동일할 것입니다. 오늘은 지난 12월 28일에 우리 좋은친구교회의 하루묵상 단톡방에 올렸던 말씀을 중심으로 우리 마음의 소원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순서의 중요성
요즘에는 물건을 사서 소비자가 직접 조립을 하는 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전에 가구 전문점인 이케아에서 가구를 하나 사서 조립을 하다가 순서를 지키지 않아 애를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비교적 간단한 것이라서 매뉴얼을 보지 않고 조립을 했다가 부품이 서로 맞지 않아서, 매뉴얼을 확인하고 다시 분해를 하고 조립을 해야 했었습니다. 처음부터 매뉴얼대로 했으면 금방 끝났을 일을 매뉴얼을 보지 않고 하다가 순서를 지키지 않아서 애를 먹었던 것입니다. 며칠 전에는 이사를 하고는 커튼레일을 사서 달았는데, 레일을 고정시키는 고리를 달면서 매뉴얼대로 하지 않았다가 달았던 것을 떼고 다시 달면서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작은 일에도 순서가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마음의 소원을 이루는 데도 순서가 있고 이 순서를 지키는 것은 마음의 소원을 이루는 중요한 길이요 방법이 됩니다.

마음의 소원을 이루는 데도 순서가 있어서 그 순서를 잘 지켜야 합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마음의 소원의 이루는 데에도 순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순서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마음의 소원을 정하고 이루어지길 바라기 전에,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입니다. 여호와를 기뻐해야 마음의 소원을 이룰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의 소원을 이루어주시는 분이 바로 여호와이기 때문입니다.

여호와를 기뻐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우리가 마음의 소원을 정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우리가 마음의 소원을 두기 전에 하나님을 기뻐하는지 아닌지 판단해볼 기준이 몇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내 마음의 소원을 하나님도 기뻐하실지 먼저 잘 살펴보는 것입니다.
내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내 마음의 소원을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실까? 신앙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소원을 하나님의 뜻에 맞추는 일에 익숙합니다. 이 점을 달리 표현하면, 신앙인들은 소원을 품을 때, 세상 사람들과 달리 하나님의 뜻을 많이 살피고 고려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님의 뜻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살피기 전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일에 대해 좀 더 진솔하게 따져보기 전에, 내 마음의 소원이 하나님의 뜻에 맞을 것이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라고 합리화를 하곤 한다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하나님을 기뻐하지는 않으면서 자신이 하나님을 기뻐하는 척을 합니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얻거나 이루기 위해서 진심이 아닌데도 그런 것처럼, 가식적인 행동을 할 때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그를 기뻐하는 척, 그를 좋아하는 척 합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볼까요? 제 아이들이 어렸을 때,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과 간식을 손에 들고, 아빠의 볼에 뽀뽀를 하면 이것을 주겠다고 장난스런 행동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마지못해 제 볼에 뽀뽀를 해줍니다. 그런데 그 순간 아이는 자신의 입은 제 볼에 갖다 대지만, 눈은 그 장난감이나 간식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제 아이는 아빠에게 뽀뽀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아빠의 환심을 사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행동을 상대방에게 표현할 때가 있습니다.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좋아하는 척, 기뻐하지 않으면서도 기뻐하는 척, 상대방의 말에 따르고 싶은 마음이 없으면서도 그 말에 따르는 척, 상대방을 사랑하거나 존경하지 않으면서도 사랑하고 존경하는 척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방법은 사람 관계에서는 유용하게 쓰이곤 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하나님께는 통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사람의 속마음을 다 읽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시편 7편의 저자는 9절에서 “하나님이 사람의 마음과 양심을 감찰하시나이다.”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우리의 가식적인 행동을 알 수 없지만, 하나님은 우리 마음과 양심을 다 아시기에 우리가 마음의 소원을 정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을 기뻐하는지 아닌지 다 아십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마음의 소원을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을 기뻐하는 척, 하나님을 사랑하는 척을 하곤 합니다. 먼저 하나님을 기뻐해야 하는데, 순서를 바꿔서 먼저 마음의 소원을 정하고는 그때부터 하나님께 잘 보이려고 합니다. 그래서 예배에 빠지지 않으려고 하고, 성경을 읽고, QT를 하고, 금식을 하고, 안 다니던 새벽기도를 하기도 하고, 교회에서 봉사활동에 열심을 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행동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먼저 정한 마음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하면서 하나님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가 바로 순서가 바뀐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의 소원을 정하기 전에 먼저 내가 진심으로 하나님을 기뻐하는가? 내가 정하려고 하는 마음의 소원이 하나님도 기뻐하시는 것들일까 잘 살펴야 합니다.

내가 진심으로 하나님을 기뻐하는지 살펴볼 두 번째 방법은, 내가 바라는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내가 하나님을 기뻐할 수 있는가를 따져보는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또는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라고 생각하는 내 마음의 소원이 만일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나는 그때에도 하나님을 기뻐할 수 있을까요? 만일 그렇다면, 나는 마음의 소원을 정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음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기뻐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원망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는 하나님께서 내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으셨다고 원망을 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처음부터 하나님을 기뻐하지 않은 것입니다.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기다릴 수 있는가? 그리고 다시 그분의 뜻을 구할 수 있는가? 하나님을 기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 째,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뻐하는 방식대로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뻐하시는 방식을 가르쳐주는 성경 말씀이 있습니다.

[스바냐 3:17]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에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시라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

습 3:17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기쁨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존재 자체로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잠잠히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 이름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십니다. 우리도 그렇게 하나님을 기뻐하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도, 하나님께서 나와 동행하시고, 조건없이 나를 기뻐하시고 사랑하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의 마음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과 상관없이 하나님을 기뻐하고 좋아하고 사랑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즐거이 부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진심으로 하나님을 기뻐할 때 우리 삶에서 변하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정말로 기뻐한다면 마음의 소원이 달라집니다. 삶의 가치관이 달라지기 때문에, 나의 삶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기 때문에, 하나님을 기뻐함과 동시에 새로운 인생의 참된 맛과 멋을 알게 되기 때문에 기쁨의 대상이 달라지고 기쁨의 종류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세상을 좇던 내 마음의 소원이 점점 하나님의 기쁨에, 하나님의 뜻에 맞춰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을 기뻐하면 기뻐할수록, 우리의 마음의 소원이 하나님의 뜻에 맞춰지게 됩니다. 때문에 그렇게 될수록, 우리 마음의 소원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점점 100%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올 한 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의 소원이 있다면, 또는 그동안 이루어지지 않은 마음의 소원 때문에, 하나님을 원망하고 슬퍼하며 괴로워했던 경험이 있다면, 가만히 돌아보며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지금 하나님을 기뻐하고 있는가?”, “나는 과거 그 순간에, 마음에 소원을 품기 전에 먼저 하나님을 기뻐했었던가?” 하나님은 나에 대한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고, 잠잠히 사랑하시고, 즐거이 내 이름을 불러주시는데, 내가 좋아서 미칠 것 같은 대상은 무엇이며, 늘 머릿속을 채우는 것,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하나님의 이름을 얼마나 즐거이 부르며 하루를 살아가는가? 이번 한 주간 하나님께 사랑을 고백하고 다짐하며, 내 마음의 소원을 아뢰면서도, “그것들을 이루어주시지 않아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기뻐합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