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편집을 담당하는 미주 <밀알&세계> 4월호 장애인의 달 특집판에 실릴 ‘장애인 에티켓’에 관한 글입니다. 일전에 소개한 바 있는, 제 전동휠체어를 항상 수리해준다는 ‘Vantage Mobility’의 ‘Mr. Michael Smith’가 기고한 글을 제가 한글로 번역한 것입니다. 그가 제 휠체어를 수리해주러 올 때마다 항상 많은 얘기를 나누곤 하는데, 장애인 인권, 복지분야에도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어 <밀알&세계>에도 글을 한번 기고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이런 좋은 글을 보내주었네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장애인들과 소통하고 싶어도 어떻게 대할지 몰라 많이 망설이며 어려워하곤 하는데 이 점에 대해 아주 명쾌하고도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주었습니다.
Disability Etiquette: How to Respect the People with Disabilities / 장애인 에티켓: 장애인을 어떻게 존중해야 할까
People who have never interacted with a person who has a mental or physical disability may think of the exchange as intimidating or nerve-wracking. They might worry what to talk about or how to avoid staring. These concerns are understandable, but it’s important to realize people with disabilities should be treated the same as everyone else.
장애인을 한번이라도 접해보지 않던 사람들은 그들과 만났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다소 두렵거나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눈은 어디를 응시해야 할지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이런 현상은 매우 자연스런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들도 일반인들과 동등한 사람이고 또 그렇게 대우해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The most important part of interacting with someone who has a disability is seeing that person for whom he or she is, and not what disability that person has. What it boils down to is having a sense of disability awareness and disability etiquette. And to help raise awareness I suggest some useful tips to remember:
장애인과 소통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은 그가 어떤 장애를 가졌느냐가 아닌, 어떤 사람이냐 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는 장애에 대한 충분한 인식과 장애인에 대한 에티켓으로 이어진다. 장애인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꼭 지켜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에티켓을 제안한다.
1. Find commonalities before thinking about differences. Common ground is the base of all human connections; once you’ve found something in common, then you can deal with the differences. For example, a person in a wheelchair may use a wheelchair lift and hand controls to transport into a car and drive. Rather than thinking about how you and this person drive differently, focus on the commonality: both of you drive. In this instance, the difference doesn’t matter.
1. 장애인과 일반인과의 차이점을 보기 전에 먼저 공통점을 발견해야 한다. 타인과 공통점을 찾는 것은 그와의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일단 공통된 것들을 먼저 발견한 후 차이점을 논해도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은 자동차를 타고 운전하기 위해 휠체어 리프트와 그 밖의 손으로 작동하는 도구들을 사용할 것이다. 이 사람이 당신과는 다르게 차를 운전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똑같이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주목하라. 그러면 좀 다르게 보이는 건 큰 문제가 아닐 것이다.
2. Do not victimize people with disabilities. Referring to someone as a “spinal cord injury victim,” or “cerebral palsy victim,” takes away that person’s power. It abdicates them of their strength and ability to overcome because the emphasis is on what happened to them, as opposed to what they did about it. It would be more appropriate to refer to someone with a disability as a “survivor.”
2. 장애인을 ‘피해자/희생자’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 척추장애를 앓는 사람을 ‘척추장애 피해자’라 부르거나 뇌성마비 장애인을 ‘뇌성마비 희생자’라고 칭하는 것은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능력과 인간성을 무시하는 일이다. 겉으로 드러난 장애만 강조함으로써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을 외면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피해자나 희생자가 아닌 장애를 견뎌내고 극복한 사람으로 칭하는 것이 훨씬 적절하다.
3. Don’t assume they see their disability as a tragedy. Many people with disabilities have worked through the tough emotions to be happy and content with their lives. A seemingly harmless statement like, “I’m so sorry that happened to you,” or something of that nature can make a person with a disability feel sad and sorry.
3. 장애인이 스스로를 불행하게 여긴다고 함부로 짐작하지 말아야 한다. 수많은 장애인들은 그들의 삶에 대해 행복해하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어쩌다 그런 장애를 입게 됐니? 참 안됐구나” 같은 동정에 찬 말투는 오히려 장애인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으니 매우 조심해야 한다.
4. Adjust posture to be eye-level. The height difference between people in wheelchairs and able-bodies can create an unspoken feeling of superiority and inferiority. To be safe, sit or stand at eye-level with the person who has a disability when it is appropriate and possible. Finding a chair to sit at is a great option because it can eliminate any visible differences, such as a wheelchair. Sitting in a chair (with or without a table) is also better than kneeling, which may cause the person in a wheelchair to feel like a child.
4. 장애인과 눈 높이를 같게 하라. 휠체어 장애인과 일반인 사이의 키 차이는 부지불식 간에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야기시킬 수 있으니 장애인을 대할 땐 앉거나 허리를 굽혀 그와 눈 높이를 맞추는 게 좋다. 의자에 않는 것도 휠체어 장애인과 모양새를 맞춘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일 것이다. 휠체어 장애인 앞에서 무릎을 꿇는 건 그를 아이 취급한다고 느끼게 할 수도 있으니 무릎을 꿇는 것 보다는 의자에 앉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5. Make eye contact; never avoid someone with a disability. People who fear they could do or say something unintentionally disrespectful toward a person with a disability will sometimes default to ignoring that person altogether. Never do this. People with disabilities are human, and their existence deserves acknowledgement. Any human would feel terrible being ignored; it’s never the right choice.
5. 장애인을 외면하지 말고 그와 눈을 맞추어라. 자신의 말과 행동이 의도치 않게 장애인에게 무례함을 범할까 두려워 하는 사람들은 장애인을 없는 사람 대하듯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결코 그러지 말아야 한다. 장애인도 하나의 인간이며 그 존재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무시를 당하고 기분 좋은 사람은 없으니 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6. Ask if he or she needs assistance before providing it. Don’t try to accommodate every last need of someone with a disability in attempts to be respectful. The better choice is to ask, “Is there anything I can help you with?” or, “Do you want me to get the door?” Helping before asking implies he or she is incapable and can offend the person, especially if they’ve worked hard to be able to care for themselves.
6. 장애인에게 도움을 제공하기 전에 먼저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봐야 한다. 장애인을 존중한다는 명목으로 으레 짐작해서 모든 걸 다 해주려 하지 말고, “혹시 제가 도와드릴 게 있나요?”, “문을 열어 드릴까요?” 같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물어보는 것이 좋다. 의사를 묻지도 않고 무작정 도와주는 것은 장애인이 그것을 할 만한 능력이 없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 그에게 큰 상처가 된다. 더구나 장애인 스스로 해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면 더더욱 그렇다.
7. Do not underestimate the abilities of someone with a disability. Many people with disabilities are capable of caring for themselves without any assistance. They’ve spent a long time adjusting to a different way of life – be it purchasing wheelchair accessible vehicles for transportation, calling ahead to make sure a restaurant is wheelchair accessible, installing tile in their homes to avoid wheelchair friction on carpet, etc. They understand what they’re capable of and what their limitations are, so don’t worry about taking care of them.
7. 장애인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장애인들은 타인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생활의 다양한 방면에서 자신을 적응시키고 훈련시켜 나간다. 이동을 위해 차에 실을 수 있는 휠체어를 구입한다든지, 식당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지 미리 알아본다든지, 또는 카펫에 휠체어가 마찰을 일으키지 않도록 집에 타일을 깐다든지 하며 보다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한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또 한계가 무엇인지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이 어떻게 살아갈까 하며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8. Seek to understand the person and his or her disability before expecting to be understood. There may be times when you try your best to be respectful of a person with a disability and it backfires. You may be perceived incorrectly or perhaps offend someone unintentionally. Before getting angry and thinking, “They should understand I wasn’t trying to be rude,” step back from the situation and understand there could be many contributing factors to why that person got upset.
8. 장애인이 당신을 이해해주길 기대하기 전에 당신이 먼저 그의 사람됨과 장애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을 존중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오해가 생기거나 기분 상해하는 등 오히려 역효과가 날 때가 있다. 그럴 경우 “내가 일부러 잘못하려 한 것도 아닌데 왜 그걸 알지 못할까?” 하며 억울해하기 전에 여러 정황상 ‘그 사람으로선 충분히 기분 나빴을 수도 있겠구나’ 하며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9. Speak to the person before his or her caregiver. Someone with a distorted figure or speech impediment as a result of a physical disability is often ignored because people assume he or she has a mental disability and won’t understand. Always speak to the person with a disability before approaching the caregiver; it’s the respectful thing to do. By approaching the caregiver first, the person with the disability assumes you see him or her as unequal or incapable; it damages the relationship immediately.
9. 장애인의 보호자가 아닌, 장애인 자신과 직접 대화하도록 해야 한다. 신체장애로 인해 외모가 다르거나 언어가 불편할 경우 지적장애까지 있는 것으로 오해받아 본의 아니게 무시당하는 일이 종종 있다. 장애인을 무시하고 보호자에게 먼저 접근하는 것은 장애인으로 하여금 ‘저 사람이 날 차별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하여 관계에 큰 상처를 줄 수 있으니, 장애인을 존중하려면 본인 자신과 직접 대화하며 소통하도록 해야 한다.
10. Be cautious of using outdated, offensive terms. Words like “handicapped” or “wheelchair bound” are not acceptable terms to use today. Many people with disabilities don’t like the word “bound” because of its negative connotation, meaning they’re tied down to the chair. Wheelchairs allow freedom and mobility. “Wheelchair user” is the more appropriate term to use. Handicapped is a broad and general term that many people think implies a helplessness. Disabled is more appropriate.
10. 구시대적 또는 모욕감을 줄 수 있는 용어들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불구자’나 ‘휠체어 신세를 지다’ 같은 말들은 오늘날 더 이상 통용되는 용어가 아니다.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휠체어 신세를 지다’ 같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평생 휠체어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휠체어는 장애인이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물건이니만큼 ‘휠체어 사용자’란 말이 훨씬 적합하다. ‘불구자’란 말도 아무 능력이 없는 딱한 사람이라는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장애인’이 더 적절한 용어이다.
The number one thing to remember is to treat someone with a disability how you would want to be treated. Everyone appreciates respect and etiquette, not just people with disabilities.
장애인을 대하는 데 있어 기억해야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대우받길 원하는 방식 그대로 그들을 대우해야 한다는 점이다. 존중과 예의로써 대한다면 장애인 뿐 아니라 그 어느 누구라도 고마워할 것이다.
Writing | Michael Smith (The Owner of Vantage Mobility)
Translation | Junsoo Lee (Editor of America <Milal &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