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표목사

이용표 목사

[ 시편 73편 1-3, 13, 16-17 ]

1 하나님이 참으로 이스라엘 중 마음이 정결한 자에게 선을 행하시나
2 나는 거의 넘어질 뻔하였고 나의 걸음이 미끄러질 뻔하였으니
3 이는 내가 악인의 형통함을 보고 오만한 자를 질투하였음이로다
13 내가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내 손을 씻어 무죄하다 한 것이 실로 헛되도다
16 내가 어쩌면 이를 알까 하여 생각한즉 그것이 내게 심한 고통이 되었더니
17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갈 때에야 그들의 종말을 내가 깨달았나이다

시 73:1-3, 13, 16-17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말씀에 의심이 생기고 믿음이 약해지는 신앙의 위기에 직면 할 때가 있습니다. 언제 그럴까요? 첫째는, 고난을 당하여 슬픔과 고통을 느낄 때일 것입니다.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는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우리는 하나님께서 날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느끼거나,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의 경우가 있겠지만, 악하고 불의한 자들의 형통함을 볼 때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는 선하고 의로운 사람들은 고난을 받는 반면에, 하나님께 벌을 받아 마땅한 악하고 불순종하는 사람들이 벌을 받기는커녕 형통하여 세상의 복을 누리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그럴 때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는 나의 삶의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인가?’, ‘과연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신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신앙에 혼란이 오고 불신의 마음이 생기고 심지어 하나님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는 과거에 이런 일을 겪으면서, 답을 구했지만 얻지 못하고, 이 문제가 지금도 풀리지 않는 신앙의 숙제로 남아 있을 수도 있고, 또는 지금 그런 일을 겪으면서 신앙의 위기에 직면했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미래 언젠가 이런 문제들로 인해 깊은 신앙의 고민에 빠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삶에서 악인의 형통함을 볼 때에 우리 믿음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에 대하여 함께 나누며 우리 믿음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악인의 형통함을 볼 때 겪는 신앙의 위기

오늘 읽은 시편 73편의 저자도 이러한 상황에 놓인 자신의 마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본문 1, 2절에서 시편 저자는 자신이 하나님께서 마음이 정결한 자들에게 선을 행하시는 분으로 여기고 살아왔지만, 어떤 일로 인하여 자신의 믿음의 길에서 실족하여 넘어질 뻔하였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가 겪은 그 어떤 일이 무엇인지가 본문 3절에 나옵니다. 그 어떤 일은 바로 그가 악인의 형통함을 본 것입니다. 악인의 형통함이 어느 정도냐 하면, 그 형통함을 보고 질투가 날 정도입니다. 질투가 난다는 것은, 부러울 정도라는 것이지요. 부럽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는 자신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회의가 들고 낙심이 된다는 말입니다.

본문에서 이어지는 4-12절에는 그가 목도한 악인의 형통함이 자세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시편 73:4-12]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4 그들은 죽을 때에도 고통이 없고 그 힘이 강건하며
5 사람들이 당하는 고난이 그들에게는 없고 사람들이 당하는 재앙도 그들에게는 없나니
6 그러므로 교만이 그들의 목걸이요 강포가 그들의 옷이며
7 살찜으로 그들의 눈이 솟아나며 그들의 소득은 마음의 소원보다 많으며
8 그들은 능욕하며 악하게 말하며 높은 데서 거만하게 말하며
9 그들의 입은 2)하늘에 두고 그들의 혀는 땅에 두루 다니도다
10 그러므로 그의 백성이 이리로 돌아와서 잔에 가득한 물을 다 마시며
11 말하기를 하나님이 어찌 알랴 지존자에게 지식이 있으랴 하는도다
12 볼지어다 이들은 악인들이라도 항상 평안하고 재물은 더욱 불어나도다

시 73:4-12

그가 보았던 악하고 오만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통이 없는 죽음을 맞이하고, 그 힘의 강건함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당하는 고난이나 재앙도 겪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언제나 교만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포악하게 행동합니다. 그들은 소득이 많아서 먹고 사는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들은 항상 다른 사람들을 비웃고, 언행이 거만하여, 심지어 말로서 하나님을 비방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의 당당함에 믿는 사람들조차도 그들의 말을 듣게 됩니다. 그들은 그러면서, 하나님도 자신들을 어찌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시편 저자가 볼 때, 그들은 분명히 악한 사람들임에도, 그들은 항상 편안하고, 그들의 재산은 늘어만 갑니다.

그래서 시편 저자는 자신의 믿음에 대한 엄청난 회의에 빠지고 맙니다.

그 마음이 13-16절에 나옵니다.
[시편 73:13-16]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13 내가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내 손을 씻어 무죄하다 한 것이 실로 헛되도다
14 나는 종일 재난을 당하며 아침마다 징벌을 받았도다
15 내가 만일 스스로 이르기를 내가 그들처럼 말하리라 하였더라면 나는 주의 아들들의 세대에 대하여 악행을 행하였으리이다
16 내가 어쩌면 이를 알까 하여 생각한즉 그것이 내게 심한 고통이 되었더니

시 73:13-16

이 본문을 표준새번역 버전으로 읽어 보면, 시인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13 이렇다면, 내가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온 것과 죄를 짓지 않고 깨끗하게 살아온 것이 허사라는 말인가?
14 하나님, 주께서는 온종일 나를 괴롭히셨으며, 아침마다 나를 벌하셨습니다.
15 “나도 그들처럼 말하면서 살아야지” 하고 말했다면, 나도 주의 백성 가운데 한 사람처럼 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16 내가 이 얽힌 문제를 풀어 보려고, 깊이 생각해 보았으나, 그것은 내가 풀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표준새번역 시편 73:13-16

시편 저자는 악인의 형통함을 보면서, “하나님을 믿고, 그 말씀에 따라 죄를 짓지않고 선한 마음을 살아온 것이 다 쓸 데 없는 것이었던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형통한데, 하나님은 그들을 벌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을 괴롭히며, 자신을 벌하신 것 같다고 호소합니다. 그래서 그는 나도 그들처럼 살았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악인들처럼 살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악인의 형통함을 보는 것은 그에게 풀리지 않는 신앙의 문제로 남아 있었고, 그것이 그에게 심한 고통이 되었습니다.

혹시 우리도 이런 경험이 있지는 않았습니까? 사실, 삶의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시편 73편의 저자의 마음에 공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길로 돌아가게 마련이라는 뜻입니다. 결국에는 정의가 불의를 이기고, 악한 사람들은 벌을 받고, 선한 사람들은 복을 받는다는 뜻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역사를 보더라도 현실은 언제나 사필귀정으로 끝맺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악하고 불의한 사람들이 돈과 힘을 가지고, 더 많은 부와 명예를 누리며, 심지어 건강하게 장수하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는 반면, 선하고 의로운 사람들이 오히려 가난하고, 질병으로 고통을 받다가 일찍 생을 마감하며, 그들의 고통이 그들의 후손들에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 역사를 보더라도, 일제강점기에 친일을 했던 사람들은 당시에도 편안하게 살다 죽었으며, 그 후손들이 여전히 부와 권력과 명예를 누기며 살아가는 반면에, 독립운동을 위해 몸과 마음과 재산을 바쳤던 사람들은 고생을 하고, 억울한 죽임을 당하고, 그 후손들도 여전히 가난과 질병과 고통을 벗어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현실의 삶에서도, 불의한 사람들이 법을 교묘히 어겨가며 자신들의 재산을 늘리고, 장수하며 편안한 삶을 영위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선한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억울한 일을 겪으며, 때로는 질병에 걸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이런 일들을 보다 가까이, 직접적으로 경험을 하는 사람들은, 시편 저자와 같이 풀리지 않는 신앙의 문제를 가지고 “어떻게 사는 것이 정말 잘 사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신앙의 회의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악인의 형통함을 계속 목격해야 하는 현실이 괴롭고 고통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나도 그들과 같이 적당히 죄도 좀 짓고, 불법도 저지르고 살면서 나와 내 가족의 안위와 이익만을 추구하는 삶에 대한 유혹을 느끼기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런 삶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더욱 안타까운 것은, 악인의 형통함을 보면서, 하나님을 떠나기도 합니다. 요즘 교회에는 젊은 사람들의 숫자가 많이 줄어들고 있지요. 왜 그럴까요? 악인의 형통함을 볼 때에 그 상황을 신앙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한 원인이 될 것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청년도 그런 까닭에 교회를 떠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악인의 형통함을 볼 때에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본문 17절]을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17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갈 때에야 그들의 종말을 내가 깨달았나이다

시 73:17

그가 자신의 신앙문제를 해결한 곳은 하나님의 성소입니다. 하나님의 성소가 의미하는 것을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 자체입니다. 시편 저자는 방황하다가 하나님을 떠난 것이 아니라, 그럴수록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본문에서 이어지는 18-28절 말씀을 보면, 시편 저자가 악인이 형통함을 볼 때에 하나님께 나아가서 얻는 답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시편 73:18-28]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18 주께서 참으로 그들을 미끄러운 곳에 두시며 파멸에 던지시니
19 그들이 어찌하여 그리 갑자기 황폐되었는가 놀랄 정도로 그들은 전멸하였나이다
20 주여 사람이 깬 후에는 꿈을 무시함 같이 주께서 깨신 후에는 그들의 형상을 멸시하시리이다
21 내 마음이 산란하며 내 양심이 찔렸나이다
22 내가 이같이 우매 무지함으로 주 앞에 짐승이오나
23 내가 항상 주와 함께 하니 주께서 내 오른손을 붙드셨나이다
24 주의 교훈으로 나를 인도하시고 후에는 영광으로 나를 영접하시리니
25 하늘에서는 주 외에 누가 내게 있으리요 땅에서는 주 밖에 내가 사모할 이 없나이다
26 내 육체와 마음은 쇠약하나 하나님은 내 마음의 반석이시요 영원한 분깃이시라
27 무릇 주를 멀리하는 자는 망하리니 음녀 같이 주를 떠난 자를 주께서 다 멸하셨나이다
28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아 주의 모든 행적을 전파하리이다

시 73:18-28

시편 저자가 하나님께 나아갔을 때, 그는 악인들의 마지막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지금은 비록 형통해 보이지만, 악하고 오만한 자들의 종말은 파멸입니다. 시편 저자는, 형통함으로 견고해 보였던 그들의 재물과 권력이 사실은, 일장춘몽과 같이 봄날에 잠시 졸면서 꾸는 꿈처럼 일순간에 사라질 것에 불과한 것임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느꼈던 혼란함과 심적 고통이 자신의 어리석음과 무지였음을 고백합니다. 신앙의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하나님과 함께 있을 때, 하나님은 넘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셨고, 하나님께서 자신을, 악인들은 결코 알지도 못하고 누릴 수도 없는 영광으로 인도해주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혼란과 의심이 가득했던 그 마음은 든든한 반석이신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안정을찾아갑니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질투하고 부러워했던, 악하고 오만한 자들이 누렸던 형통함이 참된 인생의 복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 진정한 복임을 더욱 분명히 알게 되었기에,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며, 하나님을 전하며 살기를 다짐하면서 시편 73편을 마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님은 마태복은 5장 팔복의 교훈에서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와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다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인생의 진정한 복은 악의 형통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위하여 기꺼이 주리고 목마르며, 박해를 받더라도 그 선하고 의로운 삶을 포기하지 않는 데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악인의 형통함이 우리 마음을 흔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형통함이 부럽고, 신앙에 회의가 들면서 믿음과 마음이 무너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돌아갈 곳은 하나님의 성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악인의 형통함은 일장춘몽이 될 것이며,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가 되면, 세상의 모든 일은 사필귀정으로 끝나게 될 것임을 믿고, 주님과 함께 하는 믿음의 길을 떠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시편 37편 1-6절 말씀을 읽고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1 악을 행하는 자들 때문에 불평하지 말며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시기하지 말지어다
2 그들은 풀과 같이 속히 베임을 당할 것이며 푸른 채소 같이 쇠잔할 것임이로다
3 여호와를 의뢰하고 선을 행하라 땅에 머무는 동안 그의 성실을 먹을 거리로 삼을지어다
4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5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6 네 의를 빛 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 같이 하시리로다

시편 3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