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표목사

이용표 목사

[ 마태복음 6:1-4 ]

1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
2 그러므로 구제할 때에 외식하는 자가 사람에게서 영광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는 것 같이 너희 앞에 나팔을 불지 말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3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4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마태복음 6:1-4

*경건의 핵심 요소인 구제 행위
마태복음 6장은 예수님의 산상수훈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신앙생활과 일상생활에서 실천해야 할 경건의 원리를 가르치는 말씀입니다. 그중 1-18절 말씀은 구제와 기도, 금식 세 가지에 대한 교훈입니다. 유대인들의 고대 랍비 문헌을 보면, 이 세 가지는 유대교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경건의 3대 요소입니다. 본문 말씀은 그 중에 구제에 대한 내용입니다. 구제는 가난한 이웃을 물질적으로 돕는 선행을 말합니다. 유대인들은 구제 행위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마땅히 실천해야 할 경건의 핵심 요소 중의 하나로 여겼기에, 구제 행위는 당연히 경건하게 행해져야 합니다. 하지만 당시유대 지도자들은 구제 행위를 경건하지 못하게 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본문 말씀을 통하여 당시 유대 지도자들의 구제가 잘못된 것임을 깨우치시면서,
경건한 구제 행위는 어떤 것인지를 가르쳐 주십니다.

가난한 사람을 돕고, 물질이 필요한 곳에 헌금을 하거나 기부를 하는 구제 행위는 오늘날에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실천해야 할 중요한 경건의 요소입니다. 그래서 교회의 본질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구제를 빼놓지 않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실제 교회와 개인, 또는 선교단체에서 구제를 많이 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구제에 대한 생각과 실천이 자칫 예수님 당시 유대 지도자들이 했던 것과 같이 경건하지 못한, 그래서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은 방식으로 행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오늘 말씀을 살펴보면서 하나님의 뜻에 맞는 경건한 구제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특히, 제가 경험했던 구제의 사례들을 나누면서 실제 생활에서 구제가 어떻게 실천이 돼야 하는지도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 경건하지 못한 구제 행위

예수님은 먼저 당시 유대 지도자들의 잘못된 구제 행위에 대해 가르쳐주십니다. 경건의 핵심 요소인 구제를 잘못된 방식으로 행함으로 그들은 오히려 하나님 앞에 불경스런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불경스런 구제 행위는 무엇일까요?

[본문 1,2절]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1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
2 그러므로 구제할 때에 외식하는 자가 사람에게서 영광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는 것 같이 너희 앞에 나팔을 불지 말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마태복음 6:1-2

유대 지도자들의 구제가 경건이 아닌 불경이 되었던 까닭은, 그들이 외식하는 자들과 같이 사람들에게 보이고 자신들이 영광을 받으려고 구체를 행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경건한 자로 인정을 받거나 찬사를 받기 위해 자신을 과시함으로써 결국에는 자신의 영광을 얻으려는 수단으로 구제를 행했던 것입니다. 그들의 경건은 보여주기 위함이며, 인정을 받기 위한 경건이었습니다. 2절의 ‘외식하는 자’표현은 원래 다양한 역할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가면을 쓴 그리스의 배우들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따라서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거짓된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들은 구제의 본질은 망각한 채 거짓된 행동으로, 자신의 영광을 위하여 함으로써 마땅히 경건의 행위로 해야 하는 구제로 오히려
하나님 앞에 불경을 행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경건한 구제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올바른 구제 방법은 3,4절에 나옵니다.
[본문 3,4절]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3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4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마태복음 6:3-4

예수님은 4절에서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고 하십니다. 이는 아무도 모르게 하라는 뜻인데, 어느 정도 모르게 해야 하느냐 하면, 3절 말씀과 같이 심지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를 정도로 은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자기의 영광을 추구하는 불경스런 구제는 이미 사람들로부터 영광을 취하였으므로 하나님께 받을 상이 없다고 단언하고 계십니다.

*구제에 대한 추억
그런데 우리가 실생활에서 구제를 행할 때, 우리 자신도 모르게 사람에게서 영광을 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문에 구제에 대한 성경적인 바른 지식을 갖는 것과 그 지식을 실생활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의 경험을 나누면서 이 점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저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사업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저의 가정이 남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가 다녔던 교회에서 도움을 받았던 기억입니다. 어느 날 우리 형제가 다니는 교회 전도사님이 저희 집에 오셔서 고등학생인 저의 형에게 교회에서 주는 장학금을 전달해 주고 가신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장학금을 전해주는 전도사님의 말과 태도 때문에 아버지가 나중에 몹시 화를 내셨습니다. 왜냐하면, 전도사님이 부모님에게 교회에서 장학금을 주니까 교회에 나오라고 하는 말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돈을 주면서 대가를 요구하는 말과 은혜를 베푸는 듯한 태도에 아버지는 수치심을 느꼈던 것입니다. 이 경우에 우리 부모님은 하나님께 온전히 감사할 수 있었을까요? 하나님을 찬양하며 영광을 돌릴 수 있었을까요? 하나님께 올릴 영광은 이미 그 교회와 전도사님이 가로챘기 때문에 남은 것은 원망과 분노였을 뿐입니다.

두 번째는 비슷한 시기에 이름 모를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기억입니다. 그때 받은 구제로 인해 우리 가족은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오로지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집에 먹을 쌀이 떨어져서 밥을 굶어야 하는 처지에 있던 어느 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 집 앞에 쌀 한 포대를 놓고 갔습니다. 누가 준 것인지 수소문을 해보았지만,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그 쌀을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것으로 여기며 기쁜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지금도 누가 그 쌀을 놓고 갔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우리 가족은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한, 그렇게 은밀한 중에 한 그 구제는 자신을 과시하거나, 사람에게 인정을 받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기에, 온전히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경건한 구제였던 것입니다.

*경건한 구제의 실제
이러한 일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하고, 자신을 과시하며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그런 만족을 얻기 위해 구제를 하는 교회나 단체, 개인이 있는 반면, 은밀한 중에 보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는 구제가 있습니다. 때로는 구제에 대한 잘못된 생각으로 본의 아니게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구제를 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우리가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구제를 행할 때는 몇 가지 고려해야할 점들이 있습니다.

첫째, 구제의 주체는 내가 아닌 하나님이심을 인식해야 합니다.
구제를 행할 때, 비록 내 주머니에서 돈을 건넨다 하더라도 구제를 행하는 주세는 내가 아닌 하나님이심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단지 하나님께서 맡기신 돈을 관리하는 청지기에 불과할 뿐입니다. 우리에게 구제할 대상을 알게 하시고, 또 구제한 마음과 물질을 주셔서, 구제를 행하게 하시는 분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이 사실을 생각하지 못하고 내 것을 나누어 주니, 내가 구제를 행한다고 생각을 하면, 사람들의 칭찬도 자신의 것으로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구제를 하면서 자신을 과시하게 되고, 은연중에 사람에게 보이려는 마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구제를 받는 사람에 대해서는 멸시하고 무시하는 마음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구제 행위는 어느새 갑질이 되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게 될 것입니다. 또한 베풀 수 있는 힘과 능력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에 따른 영광도 나의 것이 됩니다. 나의 영광에 맛을 들이고 나면 우리는 구제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욕심을 좇는 외식하는 자가 되고 말 것입니다.

둘째, 구제는 은밀하게 행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같이 경건한 구제는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할 정도로 은밀하게 행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가장 중요한 까닭은 구제 행위를 통하여 오로지 하나님만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기 위함에 있습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까닭은 구제를 받는 사람들이 수치심이라는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함에 있습니다.
가난의 고통과 슬픔을 건드리거나, 남들 앞에 드러나게 한다면, 그런 도움을 받은 사람은 우리 아버지의 경우와 같이 오히려 분노하며 하나님을 원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그가 성숙한 신앙인이라 하더라도 이겨내기 힘든 감정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구제를 행할 때,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듯 하는, 은밀함 중에 하는 구제가 도움을 받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어루만져 하나님께 온전히 감사와 영광을 돌리게 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셋째, 구제의 결과를 직접 확인하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합니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국수집에 가끔 물품을 기부하여 무료 나눔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며칠 전에 한국 남해안의 진도에서 뱃길로 2시간을 더 들어가야 하는 소마도라는 섬에서 힘겹게 목회를 하시는 목사님에게 제가 울산에서 사역했던 교회의 집사님이 소자교회 이름으로 핫팩을 보내드린 일이 있습니다. 마침 사모님이 국수집에 오셨길래, 저는 고마운 마음에 집사님에게 보내드리려고 소마도교회 목사님께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실 수 있느냐고 여쭈었는데, 목사님 사모님이 목사님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을 형편이 못된다고 하시면서 난처해하신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그럼 사진을 안 보내주셔도 된다고 말씀을 드렸던 일이 있습니다. 제 딴에는 집사님에게 구제 물품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그것이 구제를 받는 목사님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음을 간과한 행동이 돼버린 것입니다. 우리가 구제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어딘가에 구제 헌금을 보낼 때 그 헌금이 바로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물론 성도들이 낸 헌금을 바르고 정확하게 사용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음은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구제 대상을 선정할 때는 기준을 가지고 사려 깊게 판단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상이 선정이 되었을 때는 그 결과를 반드시 확인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하나님께 맡기고 보내주기만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제의 주체가 하나님이시기에 그 결과도 하나님께서 알아서 하시는 하나님의 주권 사항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구제의 필요성을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끝으로 오늘 말씀을 보면서 우리가 반드시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구제 행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르침이지, 구제를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르침은 아닙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구제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믿음의 실천 사항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구제 자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오늘 본문의 가르침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경건한 구제에 대한 말씀을 접하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이 구제 행위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구제는 물질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입니다. 그 마음의 여유는 구제를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행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비록 적은
물질이라도 나보다 힘든 사람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나누며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듯, 은밀하게 구제를 행함으로써 참된 경건의 실천이 되는 구제를 행함으로 하나님께서 갚아 주시는 상을 받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